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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자기계발

어바웃 타임이 말한 가장 소중한 가치를 다시 만났습니다: 매일 한 가지 친절한 일을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오늘은, 지난주 일요일에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에 실린 한 기사를 소개하려고 하는데요. ‘친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친절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너무 평범하고 사소하고 뭔가 뜬구름 잡는 소리 같다고 느꼈던 게 솔직한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여러 해 전에 극장에 가서 운명의 영화를 만났습니다. 바로 '어바웃 타임 (About Time)'입니다. 이 영화는 리처드 커티스가 각본과 감독을 맡았고 주인공은 도널 글리슨과 레이철 매캐덤스입니다. 현재의 소중함에 대한 감동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음악도 압권이었죠.

 

영화 어바웃 타임의 두 주인공

 

영화의 중반쯤 아들의 결혼식 장면이 나오는데요. 거기서 아버지가 신랑인 아들을 위해서 축하 연설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내용 중 일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 “단 한 가지입니다. 세월이 흐르고 보면 결국 우린 모두 비슷하고, 우리 모두 늙은이가 돼서 했던 얘길 하고 또 하게 되겠죠. 그러니 친절한 사람과 결혼하도록 하세요. 제 아들은 따뜻한 마음을 가진 다정한 사람입니다.”

 

이 대사를 듣고 한참을 멍했던 기억이 납니다.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비범하다는 말이 생각나기도 했고요. 그동안 너무나 크고 비범한 말들에 이끌려서 정말로 귀한 것을 홀대했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하지만 잠시 감동하고 곧 잊어버리고 관성의 법칙에 따라 하던 데로 하며 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친절함의 비범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또 한 사람을 만나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저의 단기기억을 넘어서 장기기억 속으로 입력되길 바라면서요.

 

출처: 가디언(The Guardian), 2025330, 도나 퍼거슨(Donna Ferguson) 작성

 

마음을 되돌리고, 친절해지기: 매일 한 가지 친절한 일을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버나뎃 러셀(Bernadette Russell)1년 동안 매일 한 가지씩 친절을 실천하기로 결심했을 때, 그녀의 그런 행동은 주변 세상에 변화를 일으켰을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작은 친절에서 시작된 변화

 

 

 

 

우연한 만남이 평생을 바꾼 순간

2011818일 목요일, 버나뎃 러셀(Bernadette Russell)의 인생을 영원히 바꿔놓은 우연한 만남이 있었다. 그때로부터 거의 14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여전히 그날을 기억한다당시 잉글랜드 전역에서 폭동이 발생하여 언론은 며칠 동안 후드티를 입은 젊은이들이 약탈하고, 불을 지르고, 건물을 파괴하는 모습을 끊임없이 내보냈다.

그런 이미지에 둘러싸인 어느 날, 런던 남부 덥포드(Deptford)의 동네 우체국에서 후드티를 입은 젊은 남성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는 아마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었을 거예요. 그를 보며 사람들이 이 사람을 TV에서 본 폭도처럼 오해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혹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요.”

그 순간, 그가 우표값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을 듣게 됐다. 그래서 그녀는 말했다.

제가 대신 내드릴게요.”

아주 작은, 순간적인 결정이었다. 그러나 그 결정은 그녀 인생에 깊고도 오래된 영향을 남겼다. 그 남성은 떠나기 전 그녀에게 여러 번, 필요 이상으로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게 왠지 의미 있어 보였고, 조금은 슬프기도 했어요.”

 

그와 다시 만난 적은 없다. 하지만 그와의 짧은 교류, 그리고 그 장면을 지켜보던 이들의 미소는 그녀 마음속에 불꽃을 지폈다. 그날 그녀는 세상에 넘쳐나는 부정적인 뉴스들로 인해 무력감을 느끼며 우체국에 갔었다. 그러나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느낀 감정은 완전히 달랐다.

어쩌면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친절을 받을 기회가 적을 수도 있겠구나. 그리고 불친절에 대한 하나의 대응으로 친절을 발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녀는 자신이 살던 지역과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들이 악마화되고 있는 현실이 걱정이었다.

폭동 이후 런던에는 슬픔과 두려움이 뒤섞인 독특한 분위기가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그 일은 우리 둘에게만이 아니라 그 장면을 본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던 것 같아요.”

 

 하루 한 번 친절 실천하기

 

그날 이후 그녀는 “1년 동안 하루에 한 가지 친절한 일을 해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곧장 실천에 들어갔다.

굉장히 즉흥적인 결정이었어요. ‘이게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보자고 생각했죠. 그때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랐어요. 알았다면 아마 그렇게 충동적으로 시작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당시 그녀는 파트타임으로 사진 자료를 정리하며 생활비를 벌던 배우였다.

저는 오랫동안  세상이 끔찍한 일들로 가득하다는 시각을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하지만 제가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에 있는 건 아니었죠.”

 

그러나 그녀가 친절을 베풀수록, 다른 이들도 서로에게 친절을 베푸는 모습을 더 많이 보게 되었다.

 

삶의 전환점이 되다

 

그녀는 SNS에 하루하루의 친절한 행동을 기록했고, 그것은 그녀의 삶에 새로운 목적과 영향력을 안겨줬다. 지금의 그녀는 극작가이자 이야기꾼이며 예술가이자 작가로 활동 중이다. 그녀의 신간 『 친절에 관한 대화들 (Conversations on Kindness )』도 곧 출간될 예정이다.

 

모든 창작 작업의 중심에는 친절이 있어요.” 

그녀가 행한 친절은 기발한 것부터 평범한 것까지 다양했다. 예를 들어, 버스 정류장에 있는 낯선 사람에게 하트모양 사탕 봉지를 건네거나, 기부하는 중고책 속에 메시지를 담은 책갈피를 끼워두는 것부터, 관광객에게 플랫폼 가는 길을 알려주거나 무거운 가방을 든 노인을 돕는 일까지 있었다.

 

모든 시도가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프로젝트 3일째, 그녀는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카드를 만들어 지하철역의 낯선 사람에게 건네려 했지만, 그는 계속해서 거절했다.

“이상한게 아니라고 말했지만 괜찮다고 대답했어요. 그래서 결국 그냥 던져주고 에스칼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버렸어요.” 그녀는 그날 자신이 친절하지 못했다고 느꼈고, 대신 누군가 발견하도록 지하철에 1파운드를 남겨두었다. 그 경험은 그녀에게 중요한 교훈이 되었다내가 생각하는 친절이 다른 이들에게는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는 걸 배웠죠.”

 

 

 

가장 기억에 남는 친절은 친구 할아버지에게 우쿨렐레를 가르쳐 준 일이었다.

젊었을 때 잠깐 연주했던 분인데, 그걸 다시 떠올리게 도와드렸어요. 그날 함께 연주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죠.”

친절을 실천하면서 그녀는 이전에는 몰랐던 것들을 보기 시작했다.

세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친절 필터를 끼고 세상을 보는 느낌이었죠. 유모차를 들어 옮겨 주는 사람, 기차 선반에 짐을 올려주는 사람들 그전엔 보지 못했던 장면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또 다른 변화는, 자신이 받은 친절을 더 잘 알아차리게 된 것이었다.

생각보다 자주 친절을 받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1년이 지나고도 그녀는 매일 친절을 베풀기 위한 실천을 멈추지 않았다. 거의 13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하고 있다. , 이제는 SNS에 모든 친절을 공유하지 않는다. 대상자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다.

 

친절은 세상을 바꾸는 힘

 

 

 

 

그녀는 여전히 주변에서 일어나는 친절을 관찰하고 있고, 그 덕분에 세상과 사람들, 그리고 자신에 대한 믿음이 더욱 커졌다이 경험은 저를 더 강하게, 더 회복탄력성 좋게 만들었어요. 우울함에도 덜 휘둘리게 됐죠.”

 

뉴스를 보더라도 예전처럼 무력해지지 않는다.

매일, 매 순간 수많은 친절이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요.”

그녀는 믿는다. 친절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모든 생각과 행동의 중심에 친절이 있다면, 그것은 급진적이고 인생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진다고 생각해요.”

 

물론, 친절이란 때때로 불편한 상황에 놓이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지금 세계 지도자들 중엔 그들의 행동에 친절이 담겨 있다고 보기 어려운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진보를 원한다면, 트럼프 지지자들과도 깊은 대화를 나누고, 그들이 왜 그런 믿음을 갖게 됐는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수도 있죠.”

 

이런 친절은 단순히 사탕을 나눠주는 일과는 다르다그런 친절도 좋지만, 진짜 친절은 근육처럼 강하고, 권력에 맞서는 힘이기도 해요. 진실을 말하고, 도전을 하되, 그것이 공감과 평화에 기반해야 해요.”

『 친절에 관한 대화들 에서는 그녀의 실험과정에서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친절이란 무엇인지 탐구한다. 신경과학자, 심리학자, 목사, 그리고 뮤지션 빌리 브래그까지 그들은 각자의 관점에서 친절을 이야기한다.

브래그는 말한다. “공감은 사회주의의 토대입니다.”

 

초반에는 낯선 이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어려웠다.

저는 내성적인 사람이에요. 낯선 사람과 이야기하는 게 좀 무섭고 불편했어요. 하지만 저는 매일 한 가지씩 선행을 하려 해요라고 말하면 대부분 사람들이 이해해 줬어요. 그렇게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죠.”

가장 인상 깊었던 만남 중 하나는, 친구를 기다리며 런던 시내에서 노숙 중인 한 남성과 커피를 함께 마신 경험이었다.

그는 ‘내부에 있어 본 적이 없다고 말했어요. 그때 우리는 실외에 앉아 있었죠. 그 말의 의미는 소속된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는 뜻이었어요.”

그녀는 노숙자들과 대화를 나눈 적은 있었지만, 커피를 함께 마신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넓은 아량으로 자신의 사적인 이야기를 나눠줬어요. 깊은 대화를 나눴고, 그가 얼마나 위험한 환경에서 살아가는지 들었죠. 그는 버려진 빌딩 안에 있는 옷장에서 서서 잠을 잔다고 했어요. 다른 중독자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요.”

그의 수치심은 그녀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더러운 재킷, 돈 없는 현실그런 상황을 부끄러워했어요. 그런데도 그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연민을 표현했어요. 중독자들을 이해한다고 말했죠.”

 

그녀는 더 확신하게 됐다작은 친절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요. 그리고 그것은 나 자신에게도 해당되요.”

그녀는 어린 시절 학대를 경험했고, 그 경험은 책에서 언급된다. 친절 실천의 한 해를 마친 후, 그녀는 소원했던 새아버지에게 용서의 편지를 쓸 수 있게 되었다.

모든 사람이 그렇게 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저에게는 효과가 있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새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는 그 편지를 사우스시(Southsea) 해변에서 불태웠다.

그 순간, 모든 분노와 상처를 날숨과 함께 내쉬는 상상을 했어요. 깊은 평화와 안도감을 느꼈죠. 그에게 작별을 고하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사실 그녀의 친절 여정은 어릴 때 학대받던 시절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땐 세상이 괴물로 가득하다고 믿고 싶지 않았어요. 믿지 않기로 결심했죠.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매일, 친절을 선택하고 있어요. 나쁜 것보다 좋은 것이, 두려움보다 희망이 더 많다고 믿어요.”

고통은 인간성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져다준다고 그녀는 말한다.

저는 두려움 속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어요. 그래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고, 깊은 연민을 느껴요.”

 

 

누구나 할 수 있는 친절

 

그녀는 상상해 본다.

만약 모든 사람이 매일 작은 친절을 실천하고, 누군가의 친절을 알아차리기 시작한다면 세상은 어떻게 바뀔까?

제 책을 읽거나 제 이야기를 듣는 모든 사람이, 자기 역시 변화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걸 느꼈으면 해요.

누구나 친절을 실천할 수 있어요. ‘좋은 아침’이라고 말하는 인사 한 마디나 미소만으로도 요.”

하지만 그녀는 자기에 대한 친절, 즉 자기 용서 또한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너무 많은 문제를 안고 살아가고 있어요. 개인적인 걱정들, 기후 위기, 전쟁 같은 커다란 배경까지. 때론 타인의 고통을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무서워서 거리를 두게 돼요. 공감이 두려움을 부르니까요.”

 

가끔은, 내게 불친절했던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어야 하는 순간도 있다.

대화를 나눈 이들 중, 자신이 끔찍한 짓을 했다고 고백한 사람도 있었어요.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했다고 말한 노숙 남성을 만났죠. 저 역시 가정 폭력의 피해자였기에 매우 복잡한 감정이 들었어요. 하지만 저는 그 대화를 계속했어요.”

그녀는 믿는다. 사랑과 친절, 용서, 공감을 받은 사람은 변화할 수 있다고.

작은 친절이라도 강력한 힘이 있어요. 용기를 내야 해요. 그리고 희망을 가져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