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부터인가 차츰 맨발 걷기를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가 싶더니, 최근에는 각 동네마다 맨발 걷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나 길을 조성하는 곳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어느 날 동네에 있는 야트막한 앞산 산책길을 걷다가, 소나무가 많이 있는 흙길에서 맨발 걷기를 하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별나고 용감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지나쳐죠.
그러다 어느 날 용기를 내서 나도 신발을 벗어보았습니다. 해방감을 느끼며 맨발이 땅에 닿는 감촉이 마냥 좋았습니다. 그러다가 불현듯 나도 맨발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는 기억이 났습니다.
여러 해 전 뉴질랜드에서 살던 시절의 기억이 소환되었습니다. 그 나라의 아름다운 자연과 사람들의 자유롭고 여유 있어 보이던 모습에 익숙해져 가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딸아이와 오클랜드 시내를 걷고 있었는데요. 어느 멀쩡하게 생긴, 사실 멋지게 회색 투피스정장을 차려입은 긴 생머리의 젊은 여자가 하이힐을 신고 앞에서 걷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무릎을 살짝 굽히더니 너무나 자연스럽게 구두를 벗어 손에 들고 맨발로 걷기 시작하더라고요.
처음에는 문화 충격을 느끼다가 이내 통쾌함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바로 신발을 벗어 들고 걷기 시작했죠. 아마도 뉴질랜드의 깨끗한 자연환경과 어린 시절의 학교 문화 영향이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그리고 자세히 보니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맨발로 걷고 뛰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이와 저도 마당에서 공원에서 잔디에서 기회가 될 때마다 맨발 벗고 해방감을 만끽했었습니다.
오늘 오랜만에 맨발 걷기를 하고 왔는데요. 온 세상이 연둣빛으로 물들어 있고 어제 내린 비로 인해 땅은 부드럽고 촉촉해서 맨발 걷기에 최고의 시간이었습니다.
<맨발 걷기: 땅과 닿는 순간이 회복의 시작>
맨발 걷기는 수면리듬과 면역 체계 그리고 자율신경까지 회복시키는 자연의 처방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몸으로 직접 체험하고 보니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게으른 탓에 매일 하지는 못하지만, 수면장애를 느끼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 숲으로 가서 맨발 걷기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고 나면 세상이 달라 보이고 그날 밤은 깊은 잠을 자는 나를 보거든요~
자연 속을 맨발로 걷는 것이 단순한 행위처럼 보이지만, 수천 년의 지혜와 현대 과학이 모두 주목하는 놀라운 회복 기술이라고 합니다. "어싱(Earthing)" 또는 "그라운딩(Grounding)"이라고도 불리는 맨발 걷기는 수면 개선, 면역력 강화, 자율신경 안정화에 이르기까지 몸과 마음을 다방면으로 이롭게 합니다.
▶수면학 관점: 뇌파와 멜라토닌의 균형
맨발 걷기를 하면 멜라토닌 분비가 촉진되고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집니다. 이는 햇빛, 지면의 전자, 그리고 걷기 자체가 생체리듬을 조절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침 시간에 맨발로 흙 위를 걷는 것은 뇌에 '지금이 낮'임을 정확히 전달하여 밤에는 자연스럽게 졸림을 유도합니다.
→ 결과: 수면의 질 향상, 깊은 잠 유도
▶ 과학적 근거: 항산화 효과와 염증 완화
지구는 음전하를 띠고 있고, 우리의 몸은 일상생활 중 양전하(활성산소)를 축적합니다. 맨발 걷기를 통해 지면과 직접 접촉하면 전자 교환이 일어나고, 이는 과잉 활성산소를 중화시켜 산화 스트레스를 줄입니다. 여러 연구에서 맨발 걷기가 염증 수치 감소, 면역력 강화와 관련 있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 결과: 만성 피로 개선, 염증성 질환 완화
▶ 자율신경 관련 관점: 교감-부교감 신경의 균형 회복
현대인은 대부분 교감신경이 과활성화된 상태에서 살아갑니다. 이는 불면, 불안, 소화 문제의 원인이 되죠. 맨발 걷기는 이 긴장된 신경계에 부교감신경(이완과 회복 담당)을 활성화시킵니다. 실제 심박변이도(HRV) 연구에서 맨발 걷기를 한 사람들의 스트레스 지표가 눈에 띄게 감소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 결과: 마음이 차분해지고, 몸이 회복 모드로 전환
▶ 한의학적 시각: 기(氣)의 흐름과 접지
한의학에서는 발바닥을 용천혈(湧泉穴)이라고 하여, 신장과 연결된 중요한 경혈로 봅니다. 흙이나 잔디를 맨발로 걷는 것은 기운이 땅에서 몸으로 스며드는 것이라 여겨졌습니다. 특히 흙은 한의학적으로도 습기와 열을 내려주는 작용이 있어, 맨발로 흙을 밟는 것만으로도 몸의 기순환이 원활해지고, 체내 균형이 회복됩니다.
→ 결과: 기운 보충, 하체 냉증 개선, 정신 안정
▶ 어떻게 시작할까?
아침 시간대, 햇빛이 있는 곳에서 10~20분 정도 걸어보세요.
흙, 잔디, 모래 등 자연 지면이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제가 창작한 이끼 어싱도 재미있습니다~
매일 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꾸준히 해보면 변화를 체감하게 됩니다.
습도가 높은 흙이 효과적이며 특히 바닷가에서의 맨발 걷기는 수퍼 어싱(Super Earthing)이라 할 정도로 그 효과가 뛰어나다고 하니, 해변에 가면 꼭 맨발로 걸어야겠지요!
▶ 한 걸음 한 걸음이 회복이 되는 시간:
맨발 걷기는 단순한 '걷기'를 넘어, 몸과 마음을 재조율하고 자연과의 연결감을 회복하는 일입니다. 하루 10분, 땅과 닿아보세요. 어느새 당신 안의 자율신경이 속삭일 것입니다. “괜찮아. 다시 회복 중이야.”
<명상으로서의 맨발 걷기 – ‘자연과 나’를 다시 연결하는 시간>
"땅 위에 있는 나의 존재를 온전히 느낀다"
1. 첫 걸음 – 접지의 감각 느끼기
흙의 온도, 결, 촉감을 최대한 세세히 느끼며 걷습니다.
걸음마다 ‘감사’등 특정 단어를 속으로 읊어도 좋아요.
2. 호흡과 걸음 동기화
걸음과 숨을 연결합니다:
예) 왼발에 맞춰 들이마시고, 오른발에 맞춰 내쉬기
또는 3걸음 들숨 / 3걸음 날숨 같은 호흡 리듬 유지
3. 몸의 안팎으로 인식 확장
예) "내 몸에서 가장 따뜻한 곳은 어디일까?"
땅의 촉감, 새소리, 바람결… 몸 밖의 감각에도 주의 기울이기
4. 마무리 – 감사와 귀환
마지막 1분, 눈을 감고 양발을 땅에 고정하고 선 채로
감사의 마음으로 머물기
조용히 눈을 뜨고 현실로 돌아옵니다.
명상은 심신 회복, 스트레스 해소, 그리고 자율신경계 안정에 탁월하다고 합니다.
<👣 주의사항>
1. 지면 상태 확인
- 유리조각, 금속, 날카로운 돌이 있는 곳은 피하기.
- 잔디, 흙, 모래처럼 부드럽고 안전한 지면이 적합.
2. 적응 기간 확보
- 평소 신발에만 의존하던 발은 처음엔 민감할 수 있음.
- 처음에는 5~10분씩 시작, 점차 시간을 늘려가기.
3. 발 상태 체크
- 당뇨병, 발바닥 상처, 무좀 등이 있는 경우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 후 시도.
- 상처가 있는 상태로 걷게 되면 감염 위험이 높음.
4. 스트레칭으로 준비
- 발목, 종아리, 발바닥을 가볍게 스트레칭한 후 시작하면 부상을 예방.
5. 벌레와 진드기 주의
- 잔디밭이나 숲길에서는 벌레나 진드기가 있을 수 있으므로, 걷기 전/후 발을 잘 확인.
- 원한다면 천연 벌레 기피제를 사용.
6. 걷기 후 발 관리
- 걷고 나서는 발을 물로 잘 씻고 보습제나 오일로 마사지.
- 피부 갈라짐 방지와 순환 개선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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